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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와서 적었던 그 소설 네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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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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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깊은 숲속에서 두 하얀 그림자가 질주했다. 

긴 머리를 양 갈래로 묶고서 앞서 달리는 소녀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뒤쫓는 소년.


얼핏 보기엔 동네에 흔히 있을법한 

나잇대로 보이는 두 소년소녀는 

인간으로선 불가능한 속도로 

빛 하나 없는 숲을 꿰뚫었다. 


그렇게 달리기를 수십 분 드디어 소녀가 멈췄고, 

이내 소년도 소녀의 곁에 도착했다.


“뭐야 제이 8년이나 관 속에 있었으면서 아직 이 정도 속도도 못 따라와?”


“죄송해요. 세리누나 아직 속도가 익숙하질 않아서...”


사라의 밑에서 기본적인 교육을 받은 지 

3주가 지난 오늘, 

제이는 처음으로 밖을 나와 

세리의 사냥을 보조하기로 했다. 


숲은 나무가 높고 빽빽하게 자라 

달빛조차 들어올 수 없었지만, 

흡혈귀의 눈은 그 어둠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세리는 본격적인 사냥을 하기에 앞서서 

제이의 신체 능력을 확인하겠다며 

마을에서 본 아이들의 놀이를 제안했고, 

수십 분의 추격끝에도 결국 세리를 잡지 못한 제이를 보며 

여유로운 웃음을 보였다.


제이의 신체 능력은 분명 우수했다. 

조금 더 경험을 쌓고 본심을 낸다면 

한과도 어느 정도 공격을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본인이 그 힘을 끌어내는 것에 있어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사라는 이를 평소 카이가 너무 어리광을 받아줘서라며 불만을 표했다.


세라는 그런 사라의 불만을 해소해주기 위해 

이번 사냥교육을 활용하기로 했다. 

실제로 처음 시작했을 때에 비해 

제이의 신체 활성도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처음엔 쫓아오는 것만으로 벅찼지만, 

반나절 정도 만에 

거의 세리를 잡을 정도로 쫓아왔고, 

만일 이번 술래잡기가 조금만 더 길어졌다면 

세리는 제이에게 분명 따라 잡혔을 것이다.


“좋아 그럼 워밍업은 이 정도로 하고 

본격적으로 사냥 교육을 시작해보자! 

사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과 상대를 정확히 파악하는 거야. 

사이의 거리, 보폭의 차이, 내는 소음의 정도 등 

다양한 정보를 파악하는 게 사냥의 기본!”


“...”


집중해서 듣고 있는 제이를 

실눈으로 지켜보면서 

세리는 신나서 설명을 이어갔다.


“특히 우리 흡혈귀들은 창조자인 진조분들, 

우리로 치면 어머니의 능력을 이어받았어. 

신체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능력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사냥의 승패를 좌우하는 거야. 

예를 들어 내 능력은 “사역” 

동물 “인형”을 최대 10마리까지 

사역할 수 있어. 그뿐만 아니라 

사역 중인 인형의 감각을 공유받기 때문에 

넓은 범위를 한꺼번에 파악할 수 있어.”


세리가 말하는 인형은 동물계 구울 들이다. 

구울은 어감이 나쁘다며 

그녀 마음대로 인형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현재 사역 중인 구울은 

총 여덟 채로 구울인 만큼 

호흡음과 이동소음이 적기 때문에 

사냥에 활용하기는 충분했다.


“반면에 카이의 능력인 “탐색”은 

자신의 감각을 강화하고 

숨은 걸 찾는데 특화되어있잖아? 

내 능력은 범위특화, 카이는 심도특화라는 느낌이지. 

난 카이보다 넓은 범위를 볼 수 있지만, 

그 범위를 훑어보는 정도고 

카이는 나보다 좁은 범위지만 놓치는 게 없어”


“그러고 보니 한 님은 

눈을 뜨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세리 누나는 보신 적 있어요? 

그분의 능력은 뭔가요?”


“아 한 아저씨? 

음...미안 그 아저씨는 

항상 외각 경계로 나가 있어서 

나도 본 적이 없어. 

듣기로는 이 숲 어딘가에 

오두막 같은 거 지어두고 

거기서 따로 지낸대

외각의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걸 봐선 

카이같은 감각계능력이 아닐까 싶은데...”


세라는 교육이 시작되고

동생이 처음 한 질문에 멋지게 대답해주고 싶었지만,

하필이면 한에 관한 질문이라

솔직히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고,

대답해주지 못하는 게 아쉬웠는지

눈에 띄게 풀이 죽어버렸다.


그 순간, 세리의 인형 중 하나로부터 신호가 왔다. 

미리 쳐둔 함정에 사냥감이 걸린 것이다. 

세라는 만회할 기회가 왔다는 듯이 

눈을 반짝이며 제이를 잡아 이끌었고,

잠시 후 함정에 잡힌 새끼 멧돼지를 발견했다.


“오!! 새끼 돼지다! 

이게 고기도 부드럽고 

피도 부드러운데다가 

내장이 인간이랑 비슷해서 꽤 맛있어. 

그래도 역시 진짜 인간이 최고지만 

사라 언니한테 칭찬 듣겠다.”


칭찬들을 생각에 방방 뛰는 세리를 보며,

제이 또한 방금 풀이 죽은 세라보다는 

지금의 세리가 더 어울린다 생각하며

돼지의 마무리를 하려 다가갔다.


그 순간 갑작스레 옆에서 웬 덩어리가 날아왔다

뭉개지는 소리와 함께 날아온 그것은 

바로 옆에 있는 나무에 부딪혔고, 

형체는 남아 있지 않았지만, 

남은 목걸이가 그것이 원래는 

세리가 사역 중인 인형 중 

하나였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뭐야 내 인형! 내 인형이 왜 갑자기?! 누구 짓이야!!”


자신의 장난감이 부서진 것에 대해 

세라는 보기 드물게 분노했고, 

그 분노에 답하듯 수풀 속에서 

커다란 멧돼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온 몸이 상처로 가득했고, 

 하나가 거의 뭉개지다시피 했지만, 

그 어금니에 묻은 살점과 

붉은 안광이 놀라운 분노를 보여주고 있었다.


“어미인 것 같네요”


“저게 내 인형을 부순 거야? 저딴 돼지 주제에?”


하지만 그런 분노를 비웃기라도 하듯

제이는 평온하게 새끼 돼지의 마무리를 지었고,

세라는 오히려 자신의 인형이 부서졌다는 것에 

더 큰 분노를 표하고 있었다. 


어미 멧돼지는 눈앞에서 새끼가 죽었다는 것에

눈앞의 원수들을 밟아 죽여버리겠다는 듯이 달려들었다.

날카로운 어금니를 앞세우고 

붉은 안광을 빛내며 돌진한 돼지는

충분한 가속력을 받아

두 명의 작은 몸체를 덮쳤다


“건방진 돼지 새끼 주제에 어디서 눈을 부라려”


하지만 그런 어미의 분노는

어이없게도 한 번의 손짓에 저지되었다.

세라는 한 손을 들어 돌진을 막았고

강한 벽에 부딪힌 듯 

어미 멧돼지는 안면이 조금 함몰되었다.

세라는 그대로 반대쪽 손으로 주먹을 내질렀고, 

어미 멧돼지는 그대로 뒤로 날아가 

나무를 세, 네 개 정도 부수고 나서야 멈추었다.


“칫 뭣도 아닌 돼지 새끼 주제에 

겨우 새끼 하나 잃었다고 

내 인형을 부숴? 건방지게...”


“그런데 저거도 가져갈까요?”


조용히 새끼돼지를 가져갈 준비를 마친 제이가

어미돼지를 가리키며 물어보자 

그제야 세라는 조금 진정이 되는 듯 보였다.


“후...그래 가져가자 

아까 조금 피가 빠져버렸으니까 

조심해서 챙겨야 해”


제이는 세리의 말대로 

머리가 거의 뭉개져서 피가 빠진 돼지를 

더는 피가 빠지지 않게 조심해서 

가져갈 준비를 마쳤다. 


자기 몸집의 세배는 되어 보이는 돼지를 둘러맨 제이는 

준비를 마쳤다는 듯 세리를 바라보았고, 

세리는 그런 동생을 보며 

분노를 정리하고 돌아가자고 눈짓했다.


다시 두 그림자는 깊은 숲을 가로질렀고, 

제이는 어미돼지를 짊어진 채로 

어느새 세리와 나란히 뛰고 있었기에 

본래 목적을 어느 정도는 이뤘다고 생각하며 

막내 동생의 기쁜 성장에 

세리는 방금의 분노를 완전히 잊었다.


+지난 화에 이어서 이번 화도

 세계관 설명입니다!

+소설을 적을때 캐릭터 설정 짜두고
 얘들이 행동하는걸 상상하고

 그걸 그대로 묘사하는 식이라

 매우 두서가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이러고 있으니

 배덕감 있고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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