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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세번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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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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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를 마친 제이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바깥을 바라보았다. 

눈을 뜨고 3주의 기간이 지났고 

여전히 눈을 뜨기 전의 기억은 떠오르지 않았지만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새하얀 눈보라만이 자신의 존재를 뽐내는 풍경을 보다보면 

가슴 한 구석의 정체모를 응어리가 느껴졌다.


“여전히 잠들지 못하겠나?”


등 뒤에서 갑작스럽게 들린 목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방 안으로 들어온 카이가 

어둠 속에서 걸어나왔다.


제이가 적응기를 마치고 

피의 관에서 나와 눈을 뜬 그날부터 

카이는 형으로써 제이를 보듬어주었고, 

이제 저택에서 어머니를 제외하곤 

제이가 가장 의지하는 존재였다.


“일은 이제 좀 할만해?”


카이는 제이에게 차를 내어주며 

침대 곁 의자에 앉았다. 

제이 역시 그런 카이가 

자신을 챙겨주고있다는 것을 알기에 

침대에 마주 앉으며 차를 받았다.


“전혀요. 오늘도 접시 깨서 사라누나한테 혼났어요.”


“그래서 오늘 주방에서 큰 소리가 난거구나”


사라는 카이보다 300년 정도 일찍 권속이 되어 

어머니를 섬기는 고참이었다. 

권속화가 진행된 기간은 비교적 짧지만, 

그만큼 인간이었을 적의 생활스킬이 남아있었고, 

300년이라는 오랜 기간동안 살아남아 

어머니를 보좌한 만큼 

이제 겨우 10년 정도의 카이나 

막 흡혈귀로 각성한 제이로는 이길 방도가 없었다.


10년전 습격 때 어머니를 피신시키느라 

대부분의 권속이 사냥꾼들에게 죽임을 당했고, 

남은건 사라와 카이, 

그리고 최고참으로 흡혈귀로서의 연수로는 

어머니와 비슷하며 

외부 경비를 주로 하는 한, 

사냥 담당이자 카이 바로 위의 고참인 소녀 흡혈귀 세리, 

그리고 이번에 막 권속이 된 제이까지 다섯명 뿐이었다. 


6위 진조 치고는 터무니 없이 작은 규모였고 

이는 하위 진조들이 역모를 꾀할 좋은 타이밍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어머니가 상위 진조의 말석이긴 해도 

하위 진조들에 비해 압도적인 존재라는 점과 더불어 

그 어머니와 비견되는 연수의 

현재 모든 세력의 권속들을 통틀어 

개인으론 무력 최강으로 평가되는 한, 

흡혈귀의 무구한 역사상 

가장 긴 권속화 기간을 보냈기에 미지수인 제이. 

이 둘이 이쪽 세력에 있기에 아직은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보인다.


제이는 아직 권속으로서 깨어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백지상태에 가까웠기에 교육담당이자 저택의 관리자인 

사라의 밑에서 기본적인 교육을 받고 있었고, 

내일부터는 세리와 함께 외부로 나가 

사냥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되어있었다.


“어머니께서 기대하고 계시니 한번 힘내봐”


카이는 언제나 그렇듯 제이를 응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고, 

제이는 그런 카이의 응원과 

자신을 기대한다는 어머님의 이야기에 

작은 미소를 지으며 잠자리에 누웠다.


카이는 제이가 잠들때까지 옆을 지켜주었고, 

제이가 완전히 잠든 것을 확인하자 

곧 떠오를 태양의 빛이 돌아오지 못하게 

커튼을 점검하고서 자리를 떠났다.


“불쌍한 것...우린 결국 어머니의 실험체일 뿐. 이렇게 말하는 나 역시...”


카이는 만난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랑스러운 막내동생의 앞에 펼쳐질 불보듯 뻔한 

피로 얼룩진 길이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럽길 바랄 뿐이었다. 


“이거 실망이네? 난 너희 모두를 사랑하고 있는데 말이지”


불현듯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카이는 놀라 뒤돌아보았다. 

그곳엔 여인, 어머니가 피처럼 붉은 드레스를 걸친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님! 곧 아침해가 뜰 시간인데 어째서 여기에...”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머니께서 모르실 거라고 생각했어?” 


“사라...네가 어머니를 모셔온거냐”


어머니의 뒤로 펼쳐진 어둠 속에서 

사라가 모습을 들어내었다. 

진조인 어머니의 능력을 이어받은 권속들 중 

사라가 가진 능력은 “공간” 

어둠이 펼쳐진 저택의 모든 공간을 파악하고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가장 이질적인 능력 중 하나였다.


“어머? 사라라니 누나한테 말이 험한데? 그리고 이 저택은 어머니의 것인데 어머니께서 어디에 계시든 당연한 일 아냐?”


“사라!!!”


“둘다 그만두렴, 이 어미의 앞에서 싸우는 것이냐?!”


어머니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사라와 카이는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제약” 권속에게 심겨진 저주인 이것은 

권속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창조자인 진조에게 

거스르는 것은 물론 그것을 생각하는 것 조차 

불가능하게 만드는 두려움 그 자체였다.


“큭...크윽...어머니 부디 용서를!!”


사라는 가슴을 부여잡은 채 어머니에게 용서를 구했고, 

카이는 눈 앞에 있는 불합리에 

조용히 침묵할 뿐이었다. 

죽을 것 같지만 죽는 것이 허락되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 

두 권속은 몸부림쳤고,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충분한 고통을 주었다고 생각했는지 

어머니는 제약을 거두었다.


“카이? 형제 자매들과 사이좋게 지내렴 사라 피곤하구나 그만 돌아가자”


사라는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공간을 열었고, 

어머니는 사라가 열어준 문을 통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카이는 어머니와 사라가 사라지고 

긴 시간이 지나는 동안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는 머지않아 

아침해가 저택을 비출 시간이 다가왔을 때였다.


“이게 제약...앞으로 네번 정도인가”


카이는 옷 속에서 작은 회중시계를 꺼냈다. 

다섯칸으로 이루어진 시계의 바늘은 한칸 이동했고, 

바늘이 지나간 칸은 검게 물들었다. 

저택의 서고를 관리하는 것이 

본래 직책인 카이는 금서고에서 한 책을 발견했고 

그 책에는 진조와 권속의 관계, 

제약에 관한 정보와 

다섯번이지만 제약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시계가 

함께 놓여있었다.


자신이 이 시계와 그 금서를 발견하게 된 운명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카이는 다시 시계를 품 속으로 집어넣으며 

자신의 침실로 돌아가 

세상의 어둠을 지우려 다가오는 

아침의 태양으로부터 숨기위해 움직였다.


+이번화는 어머니와 권속들의 관계성과 함께

 간단한 흡혈귀의 세계관 설정을 잡아봤습니다!

+설정이 대략적으로 잡혀지면

 본격적으로 주인공을 굴려보겠습니다!

+잠이 안 와서 끄적여볼까 했던게 왜 세계관이 잡혀가는거지...

 뭔가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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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세쟝님의 댓글

고세쟝
작성일 | 신고
호에엥 다음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