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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쓴 소설 뒷부분 좀 적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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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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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몇일째지?”


달빛도 찾아가길 거부하는 

어두운 저택의 침실에서 

억지로 잡아끌어놓은 달빛을 바라보며 

주인은 물었다


“8년 3개월하고 27일째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듯 했던 

짙은 어둠 속에서 하인은 답했다. 

주인의 질문은 주어가 없었지만, 

매일 물어오는 주인의 질문은 

언제나 그 소년의 이야기였다.


“영원에 가까운 삶을 허락 받았지만 

기다림이란 것에는 

도저히 익숙해지지 못하겠구나”


8년 전, 사냥꾼에 쫓겨 사라졌던 주인은 

한 소년을 데리고 돌아왔다. 

그리고는 자신 이후로는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피의 관에 

소년을 집어넣고는 쓰러지듯이 잠이 들었다.


권속화, 

진조의 자리를 계승한 12좌의 흡혈귀에게만 허락된 

고등하고도 성스러운 의식. 

한번 권속을 만들면 

진조는 그 힘을 회복하기까지 꼬박 반년이 걸린다. 


지난 습격 역시, 

자신을 권속으로 만들고 

힘이 약해진 시점에 사냥꾼들에게 걸려 

그 곤혹을 치르지 않았던가.


하인은 주인의 의중을 

도저히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그저 주인이 그렇게까지 데려온 저 소년이 

기대에 미치기를 기도할 뿐, 

그래도 한편으로는 알려진 것 중 

5년 8개월이라는 가장 긴 기록을 

시원하게 갈아치운 8년 3개월이라는 

정착기를 거친 저 소년은 

얼마나 진조에 가까운 존재가 될지 

흥미를 품은 것은 사실이었다.


“어머님, 카이. 피의 관이 열리려 하고 있습니다.”


바깥에서 또 다른 하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카이라고 불린 하인은 

어머님이라 불린 주인을 모시고 

지하 성소 피의 관을 향해 발을 움직였고, 

머지않아 그 이름처럼 

핏빛으로 빛나고 있는 

반투명한 타원형의 물체 앞에 섰다.


피의 관은 조용히 고동치고 있었고, 

그 안에선 한명의 소년이 잠들어 있는 듯이 

조용히 숨쉬고 있었다. 


주인이 한발 한발 다가갈 수록 

고동은 거세졌고 완전히 다가섰을 때 

꽃이 만개하듯 그 입을 벌려 

소년을 토해냈다.


검붉고 끈적한 액체에 

흠뻑 젖어있는 소년을 

주인은 다정히 안아서 

일으켜 세우며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나의 아이야 오래 기다렸단다.”


그 목소리는 마치 모든 것을 끌어안아줄 

따스한 어머니의 그것과 같았기에 

소년은 눈을 뜨고 처음 느껴보는 따뜻함에 

자연스럽게 주인에게 팔을 둘렀다. 


그러한 소년을 주인은 조심히 들어올려 

옆에서 대기하던 카이에게 넘겨주었고 

카이는 준비해둔 욕조로 소년을 데려가 

다른 하인들과 함께 

소년에게 묻은 검붉은 액체를 씻겨내며 단장을 해주었다.


“네가 지금부터 할 일은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어머님을 섬기는 일이다. 

지금부터 어머님을 만나 이름을 받으면 

그 순간부터 너의 모든 것, 

그 숨 조각 하나마저 

모두 어머님의 것임을 명심하도록”


새로운 옷을 입히고 머리를 정돈한 소년을 

주인에게 데려가면서 카이는 몇번을 반복하며 

소년에게 말했다. 


멍했던 눈은 또렷하고 붉은 빛을 반짝였고 

카이의 안내를 따라 

주인의 방 앞에 섰을 땐 

관에서 나와 멍해보였던 얼굴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소년의 얼굴을 곁눈질로 보고서 

카이는 주인의 방의 문을 두드렸다. 


“어머님, 소년을 데려왔습니다.”


“들어오렴”


안에서 들린 목소리는 

소년이 눈을 떳을 때 들렸던 

그 따스한 목소리였다. 

소년은 카이가 열어준 문을 통해 

주인 앞으로 걸어갔고, 

자연스럽게 한쪽 무릎을 꿇었다.


“아이야 과거를 잃은 너에게 

새로운 이름으로 “제이”를 내려주마. 

우리 진조에게 내려오는 

고대 흡혈귀의 언어로 

“상처입은 자”라는 뜻이란다. 

그리고 그런 상처입은 자는 

모든 일족이 합력해서 복수를 해주었다고 한다. 

앞으로 누군가 너를 상처입힌다면 

우리 모두가 너를 위해 싸워줄테니 

너 또한 우리를 위해 싸워주겠니?”


“모든 것은 어머님의 뜻대로, 

저의 숨소리, 심장의 고동도 

모두 오직 어머님의 것입니다.”


“고맙구나 나의 아이, 제이”


주인은 제이를 안아서 일으켜세우며 

바깥의 하인들에게 

준비해둔 잔을 가져올 것을 명했다. 


잠시후 하인들은 

피의 관 속에 담겨있던 액체와 같은 

검붉은 액체가 담긴 잔을 가져왔고,

주인이 자신의 손바닥에 상처를 내 

추가로 한 방울을 떨어뜨리자 

액체는 꺼름칙한 붉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주인은 잔을 소년에게 내밀었고,

소년은 그것을 받아 한 숨에 들이키고는 

온 몸을 찌르는 격통에 몸을 맡겼다.


또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격통에 쓰러졌던 소년이 몸을 일으켰을 때,

소년의 붉은 빛이 감돌던 흑발은

달빛을 머금은 새하얀 백발로 변했다.

손톱은 날카로워졌고 

팔의 핏줄은 터질듯이 부풀어올랐다가

가라앉았다를 잠시동안 반복하더니 이내 진정됐다.

그 일련의 과정이 지나고 일어난 제이는

다시 한쪽 무릎을 꿇고 주인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그런 제이를 주인은 마찬가지로 따스히 안아주었지만 

제이의 등 뒤에서 지은 그녀의 미소는 

방금의 자애로운 어머니의 미소가 아닌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했다는 것에 

흥미롭고 기대된다는 듯한 미소였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주인공은 

 굴리고 싶기 때문에 

 기억을 잃게 해봤습니다 ☆

+당분간은 흡혈귀 세계 쪽 

 이야기로 진행하면서 

 세계관을 정리할까 해요

+일단 지금 정리된 설정은 

 1. 여자는 12명의 진조 중 

 6번째 자리

 12명의 진조는 

 6명의 상위진조와 

 6명의 하위진조로 나뉘고

 상위일수록 오래 살았으며

 그동안 축적된 힘이 강하다

 2. 권속화 과정이 

 오래 걸릴수록

 피의 관의 힘을 

 많이 받아들여서

 진조와 가까운 상태로 

 다시 태어난다

 3. 권속화 과정 중 

 이전의 기억은 사라진다

+여자 이름 추천받아요 

 네이밍 센스 없어요 

 살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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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od님의 댓글

Flood
작성일 | 신고
주인공 관에서 나올때 TS되길 내심 바랬는데...후후...남자 그대로였구만...까비 아깝숑

룹이님의 댓글의 댓글

룹이
작성일 | 신고
현재 구상중인 스토리로 할려면 주인공이 남자일 필요는 있어요
그리고 남주가 굴리기 편해요☆

마루님의 댓글

마루
작성일 | 신고
오오옹.. 소설
근데 아쉽게도 소설란이없네요